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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포스트시즌 - 디비전 제도가 도입된다면?

야구-칼럼/KBO 포스트시즌 제도

by 야구고물상 2023. 12. 26.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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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포스트시즌 제도: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글에 대한 보충으로, 몇 가지 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포스트시즌 제도가 변경됐을 경우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다른 한 가지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바로 디비전 제도를 도입했을 때 그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점입니다. 먼저 디비전 제도를 도입한다면 포스트시즌을 바꾸는 게 굉장히 자연스러워집니다. 디비전 제도가 도입된다면 각각의 디비전 간 일정도 달라질 거고, 디비전 간 순위도 따로 내야 할 겁니다. 그렇기에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서는 포스트시즌의 필요성이 생기게 됩니다. 단일리그에서 포스트시즌을 하는 것보다는 더 정당성이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MLB에서 서부 확장을 하면서 각 리그당 12팀으로 늘어나고 서부/동부 디비전으로 나누면서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League Championship Series, LCS)가 생기게 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제도가 변화했을 때도 훨씬 자연스러워집니다. 만약 정규 시즌 1위 팀이 KS가 아닌 그 아래 단계에서 시작하는 것이 다른 디비전 1위가 생긴다는 점에서 훨씬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먼저 디비전 제도를 채택했을 때 리그 구조를 정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디비전 제도를 채택했을 때 포스트시즌 각각의 라운드별 시리즈 이름은 이 글에서 다음과 같이 칭하기로 합니다. (1) 1라운드 와일드카드 시리즈(Wild Card Series,WC), (2) 2라운드 디비전 시리즈(Division Series, DS), (3) 한국시리즈(Korean Series, KS). 그리고 전체적인 일정은 'KBO 포스트시즌 - 늘어지는 일정을 과감히 단축하자' 글에서 나온 일정과 비슷합니다.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디비전을 나눴을 때 전체 1위 팀의 정당성이 이전 풀리그 체제에 비해 약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클라이맥스 시리즈 수준의 어드밴티지(1차전 부전승, 1위팀 홈에서 모든 경기 진행)를 주지 않는 경우도 따로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아래 그래프에서는 c). 이 경우를 고려할 것이기 때문에 WC를 2선승 시리즈에서 3선승 시리즈로 바꿔 평균 경기 수, 쉬는 날의 숫자를 계산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최대한 쉬는 날을 줄이길 원하기 때문에 1995-97 MLB 디비전 시리즈에서 사용한 홈경기 2-3 체제를 사용하여 계산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포스트시즌 기간은 최소 20일에서 최대 24일로 늘어나며, 만약 전체 1위 팀에게 주던 어드밴티지도 없앨 경우는 일정이 더 늘어나 포스트시즌 최소 23일, 최대 27일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정규시즌의 경우, 디비전 팀 간 경기는 21경기씩, 다른 디비전 팀과의 경기는 12경기로 해서 총 144경기를 진행하는 시나리오($21 \times 4+12 \times 5=144$)를 기본으로 같은 디비전 내 팀 간 경기에서 홈경기 숫자를 11-10 경기로 나눴을 때(a), 같은 디비전 내 팀 간 경기에서 홈경기 숫자를 12-9 경기로 나눴을 때(b)로 나눴습니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은 지구 1위 팀, 그 외 상위 세 개 팀으로 다섯 팀을 올리는 시나리오를 생각했는데 각가의 시드는 (1) 전체 1위 지구 1위 팀, (2) 다른 지구 1위 팀, (3) 지구 1위 팀 제외 전체 1위 팀, (4) 지구 1위 팀 제외 전체 2위 팀, (5) 지구 1위 팀 제외 전체 3위 팀으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이 경우 승률이 낮은 디비전 1위 팀이 다른 지구의 5위 팀(=꼴찌)보다 승률이 낮음에도 2번 시드를 차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렇게 큰 문제까지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게 승률 낮은 디비전 1위 팀이 2위 팀이 아닐 경우는 37.49%이고, 5위 팀도 안 될 확률이 0.56%로 사실상 안 나온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출현 빈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굳이 승률 순으로 시드를 주거나, 혹은 승률 5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때의 특별 룰을 만들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이 세팅으로 시뮬레이션을 하였고 그 결과는 아래 그림 1. 과 같습니다.

그림 1. 디비전 제도를 도입했을 때 팀간 승률 편차에 따른 시즌 결과 요약. (a)는 같은 디비전 내 상대경기에서 홈 경기 숫자를 11-10경기로 나눴을 때, (b)는 같은 디비전 내 홈 경기 숫자를 12-9경기로 나눴을 때를 의미하며 (c)는 (b)에서 디비전 시리즈의 전체 1위 팀 1차전 부전승 어드벤티지를 없앴을 경우를 의미합니다. 다른 부분은 'PS 제도에 따른 시즌 결과는 어떻게 달라질까?' 글에 나오는 것과 같은 내용이고, 초록색 선은 와일드카드 팀(디비전 1위 팀이 아닌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KS에서 우승할 확률을 의미합니다. 전체적으로 디비전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현재의 풀리그 방식과 그 결과가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재능 1위 팀의 KS 우승 확률 (a)는 40.33%, (b)는 41.05%) 전체 1위 팀의 디비전 시리즈 1차전 부전승을 없앨 경우는 확실히 재능 1위 팀의 우승 확률 등(36.82%) 전체적으로 더 우승팀의 다양성이 커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림 1.은 이전 글 'KBO 포스트시즌 - PS 제도에 따른 시즌 결과는 어떻게 달라질까?'의 그림 1과 같은 내용을 담은 그래프입니다. 단 한 가지, 초록 점선으로 와일드카드 팀(지구 우승팀 외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우승할 확률이 어떻게 될지를 추가한 것이 다릅니다. 전체적인 경향이 이전에 계산한 풀리그에서의 경향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디비전을 채택하기 때문에 각 지구당 평균 승률 차이가 생기고 (시뮬레이션 결과 최대 0.191까지 차이가 생기고 평균 차이는 0.075였습니다. 그림 2. 참조) 그런 불균형한 리그 구조 때문에 풀리그로 시즌을 진행했을 때와 재능 1위 팀의 우승 확률 차이, 정규 시즌 전체 1위 팀의 우승 확률이 많이 차이가 날 줄 알았지만 계산 결과는 그리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팀 간 상대경기에서 홈경기 숫자를 11-10경기에서 12-9 체제로 바꿨을 경우도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디비전 제도를 들여옴에도 불구하고 불평등함이 딱히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래 표 1. 을 참조) 그렇기에 그림 1. 의 (c)처럼 디비전 시리즈에서 전체 1위 팀에게 어드밴티지를 주지 않는 시나리오를 굳이 따로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전체 1위 팀의 우승 확률은 40%가 안 되고(35.53%) 재능 1위 팀의 우승 확률도 36.82%로 그리 높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한 가지 명심할 점이, WC에서 5차전 시리즈로 계산했어도 상위 시드 팀과 하위 시드 팀 간의 체력적 격차를 생각하지 않고 계산했기에 결과가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NPB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리그 1위 팀과 하위 팀간의 승률 격차(아래 시드 팀 3차전 시리즈 승리)가 KBO에서 PO를 승리한 2위 팀과 정규 시즌 1위 팀 간 KS에서의 승률 격차(아래 시드 팀 5차전 시리즈 승리)가 더 커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결과는 전체 1위 팀과 재능 1위 팀에게 더 유리해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좀 더 간단하게 KBO PO 승리한 2위 팀과 정규 시즌 1위 팀 간 KS 승률 격차 DS에 적용하여 시뮬레이션 한 경우 (10000회) 정규 시즌 1위 팀의 KS 우승 확률은 54.04%에 재능 1위 팀의 KS 우승 확률은 44.31%로 꽤나 높아집니다.

그림 2. 시뮬레이션 된 디비전 간 승률 격차와 출현 비율. x축은 디비전 간 승률 격차를, y축은 출현 빈도를 의미합니다. 빈(bin)의 크기는 5리(0.005)로, 승률 격차가 커질수록 출현 빈도는 작아집니다. 실제 누적 빈도로 봤을 때 디비전 간 승률 차이가 0.05가 넘는 경우는(0.525-0.475) 25.36%, 0.1이 넘는 경우는(0.55-0.45) 2.67%로 승률 차이가 극단적으로 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표 1. 리그 제도별 비교(풀리그 -> 디비전 제도, PS 제도 변경안 적용)
  풀리그 디비전(11-10) 디비전(12-9) 디비전(어드밴티지 x)
재능 1위 팀 정규 시즌 전제 1위 확률 53.34% 52.16% 52.49% 52.39%
정규 전체 1위 팀 KS 진출 확률 79.09% 78.86% 78.45% 61.62%
정규 전체 1위 팀 KS 우승 확률 44.92% 44.76% 45.00% 35.53%
재능 1위 팀 KS 우승 확률 41.20% 40.33% 41.05% 36.82%
시즌 평균 팀간 승률 표준편차 0.077 0.076 0.076 0.076
평균 PS 기간(일) 19.39 22.39 22.38 25.39
평균 PS 경기 수 18.60 20.23 20.24 21.44
PS 평균 쉬는 기간(일) 5.53 6.53 6.52 9.16
PS 충실도 0.674 0.612 0.613 0.484

결과적으로, 디비전 제도를 채택한다고 해서 리그의 불평등함이 위험 수위만큼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그 덕분에 시뮬레이션 결과가 그렇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변화라면 디비전 내 평균 승률 변화에 따른 팀간 승률 표준편차가 약간 작아지고, 그 때문에 예측의 불확실성이 살짝 커지게 된다는 점 정도인데, 그렇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이 예측의 불확실성 때문에 아마 페넌트레이스가 조금 더 다이내믹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평균 표준편차도 살짝 작아지고, 전체 승률 순위가 곧 시드 배정의 순위도 아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PS 진출팀을 가릴 때 과거보다 따져야 할 경우의 숫자가 많아지고, 이는 곧 시즌 막판까지 PS 진출팀이 결정 나지 않는 경우가 현재 풀리그 체제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디비전 제도 도입도 한 번 생각해 볼 만한 대안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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