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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포스트시즌 - 늘어지는 일정을 과감하게 단축하자.

야구-칼럼/KBO 포스트시즌 제도

by 야구고물상 2023. 12.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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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포스트시즌 제도: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글에 대한 보충으로, 몇 가지 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현재 KBO는 모두가 알다시피 계단식 포스트시즌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경기를 진행함에도 최대 하루에 한 경기만 하도록 일정이 짜여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정상 쉬는 날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다 2000년대 후반부터 준플레이오프 또한 3선승제 시리즈로 바뀌었고 2015시즌 10 구단 시대가 열린 후에는 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신설되면서 과거에 비해 훨씬 긴 포스트시즌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현재의 포스트시즌 제도는 어쩔 수 없이 긴 휴식일 또한 포함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포스트시즌은 얼마나 많은 경기를 진행하고, 얼마나 오래 쉬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제가 말했던 현재의 포스트시즌 문제점 또한 여기에 있었습니다. 중간중간에 너무 휴식일이 많기 때문에 계속된 흥미 유발이 힘들 수 있다는 걸 말이죠.

저는 포스트시즌 전체 기간 대비 경기 수가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쉬는 날은 얼마나 긴지를 조사해 볼 겁니다. 그리고 (경기수/PS기간 - 휴식일/PS기간)을 계산해서 얼마나 PS가 충실한지도 알아볼 겁니다. (이 글에서는 이를 PS충실도라고 쓰겠습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제도를 변경한다면 이 숫자가 어떻게 바뀔지 이야기할 겁니다.

현재 포스트시즌 제도

그림 1. 2023 KBO 포스트시즌 경기 일정.

현재 KBO의 경우 정규시즌이 끝난 후 최대 29일간 포스트시즌을 진행하게 일정이 짜여 있습니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 후 하루 휴식-최대 이틀의 WC결정전-휴식-이틀의 준PO 1,2차전-이동일-이틀의 준PO 3,4차전-이동일-준PO 5차전-휴식일-이틀의 PO 1,2차전-이동일-이틀의 PO 3,4차전-이동일-PO 5차전-휴식일-이틀의 KS 1,2차전-이동일-이틀의 KS 3,4차전-이동일-사흘의 KS 5~7차전. 휴식일과 경기를 다 더하면 29일이 됩니다. 만약 모든 경기를 다 하면 19경기가 됩니다. 그 말 뜻은, 포스트시즌에서 모든 경기를 다 했을 때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19경기를 하고 10일을 쉬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 경우 PS충실도는 0.310이 되고, 이 값이 현재 PS 제도 하에서 PS충실도의 최대 값입니다. 만약 KS가 4차전에 끝나고 다른 시리즈도 최소한의 경기로 끝났다면? PS 기간은 25일로 좀 줄지만 경기는 11경기를 진행하면서 총 14일을 쉬게 됩니다. PS 충실도는 -0.12로 0보다도 작아집니다.(PS충실도 최솟값) 저는 이런 현재의 제도가 너무 늘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포스트시즌 초반이 그럽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1차전에 끝날 경우 정규시즌이 후 준플레이오프 시작 전까지 4일간 3일을 쉬게 됩니다. 현재 제도 하에서는 이를 줄일 방법이 없습니다. 

평균을 계산할 때, 시뮬레이션 상에서 상위팀의 휴식으로 인한 효과가 어떻게 될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균적인 팀 간 격차와 홈-원정 경기 승률을 적용해 보았을 때 준PO와 PO의 경우 상위팀과 하위팀의 결과 차이는 사실상 없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KS의 경우는 다릅니다. 1989시즌 전후기 리그 제도가 폐지된 이후 단일리그에서의 한국시리즈 결과를 보았을 때, 1위 팀의 한국시리즈 경기 기대 승률은 0.526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0.668로 확실하게 높은 수준(무승부를 0.5승으로 계산했을 때 121.5승)이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전체 182경기의 한국시리즈 경기가 진행됐는데, 182경기에서 122승 이상을 기록할 확률은 0.006%로 체력에 의한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기에는 어마어마하게 낮은 확률을 보여줬습니다. 이를 이항분포의 표준편차를 적용하여 판단해 보면, 승률 0.668의 기록은 평균에서 3.86$\sigma$가 떨어진 지점에 있는 기록으로 ($\sigma$는 표준편차) 아주 높은 확률로 1위 팀이 하위팀보다 유리한 결과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뮬레이션을 할 때 현재 포스트시즌에서의 결과를 계산할 때는 한국시리즈만큼은 1위 팀에 가중치를 넣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 2. KS에서 경기별 기대 승률과 실제 승률의 Odds Ratio. 모든 경기에서 실제 승률이 기대 승률보다 높은 편인데,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기대 승률이 높아지는 면을 보여줍니다.

그림 2.는 실제 경기 승률과 기대 승률의 Odds Ratio를 계산한 결과입니다. 2차전과 4차전에 승률이 조금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원래도 1위 팀에 유리하던 시리즈는 전체적으로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1위 팀에 더 유리해진다는 걸 알 수 있는 결과입니다. 그렇기에 1-2차전, 3-4차전, 5차전 이후 승률의 평균적인 Odds Ratio를 비교해 보면 1-2차전은 1.45 정도, 3-4차전은 1.76 정도, 5차전 이후는 2.58 정도입니다. 저는 이 결과를 실제 시뮬레이션에 적용하고 포스트시즌 결과를 비교해 봤습니다. 이를 적용해 봤을 때 1위 팀의 평균적인 KS 우승 확률은 85.63%가 되니 실제 1위 팀의 우승 확률과 비슷하게 계산되었습니다. (33회 중 28회, 84.8%)

포스트시즌 제도 변경안과 현재 제도의 PS충실도 비교 

제가 시뮬레이션 한 변경안은 포스트시즌 제도 변경과 관련한 이 글에서 제시한 2안입니다. 다만 2안에서 플레이오프 SF1과 플레이오프 SF2가 같은 날에 경기가 끝나도록 변경한 안입니다. 휴식일과 경기 일정을 그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휴식일
플레이오프 1라운드 1~3차전 플레이오프 SF 1~2차전
휴식일
플레이오프 SF1 1~6차전 플레이오프 SF 3~7차전 (중간 휴식일 포함)
휴식일
KS 1~2차전
휴식일
KS 3~5차전
휴식일
KS 6~7차전

이렇게 일정을 짤 경우 한국시리즈가 7차전에 끝날 때 최대 21일이라는 기간이 소요되고, 4차전에 끝날 경우 17일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또한 21일 동안 모든 포스트시즌 경기가 진행될 경우(23경기) PS충실도는 0.857(최대값), 최소한의 경기로 포스트시즌이 끝날 경우(17일간 13경기, 휴식일 7일) PS충실도는 0.353으로 이 값이 이 제도 하에서의 PS충실도 최솟값입니다. 

그림 3. PS 기간 대비 휴식일의 비율. 현재 PS 제도 아래에서는 전체 일정 대비 34.4%~56%에 해당하는 기간을 쉬어야 하지만 변경안에서는 23.5%~42.1%에 해당하는 기간을 쉬게 됩니다. 그것에서 알 수 있듯, 두 경우에서 전체 일정 대비 쉬는 기간의 비율이 아주 차이가 많이 나며 겹치는 부분 자체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평균적인 PS충실도는 어떻게 변할까요? 이는 먼저 변경 제도안에서의 시뮬레이션에서 현재 제도 시뮬레이션과의 사소한 차이점을 이야기한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했듯이, 현재 제도 시뮬레이션은 KS에서 1위팀의 체력적 어드밴티지를 감안하고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변경안 시뮬레이션에서 플레이오프 SF1에 대한 체력 어드밴티지는 계산에서 제외했습니다. 이 제도는 일본의 클라이맥스 시리즈와 유사한 제도인데, 일본의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는 1위 팀이 기대 승률에 비해 실제 계산된 승률이 높은 편이긴 합니다.(기대 승률 0.567, 실제 승률 0.622) Odds Ratio로 따져 보면 1.25 정도로 꽤 높아집니다. 다만 아직 클라이맥스 시리즈의 전체 경기 수가 많지도 않고 KS만큼 확실한 체력적 어드밴티지가 아니기에 KS와 같은 방식의 이항분포로 계산해 보면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1위 팀이 보여준 승률의 경우 상위 10% 정도의 결과값이고 KS만큼 확실히 어드밴티지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봐서 그 어드밴티지를 빼고 계산했습니다. 아래의 평균 PS충실도는 이를 감안한 값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재 PS 제도 PS 변경안
평균 PS 기간(일) 27.33 19.39
평균 PS 경기 수(경기) 15.20 18.60
평균 PS 휴식일 수(일) 12.13 5.53
평균 PS충실도 0.112 0.674

그림 3.은 PS 일정 대비 쉬는 기간이 변화를, 그리고 위의 표는 평균적인 PS 경기 수와 휴식일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평균 기간은 8일 정도 단축되고 경기 수는 3~4 경기 정도 늘어나고 휴식일 수는 6~7일 정도 줄어드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로 인해 PS충실도는 0.112에서 0.674로 아주 많이 늘어납니다. 현재 제도 하에서는 PS충실도가 0 이하일 확률이 14.29%나 됩니다. 0.2 이상일 확률은 19.88% 밖에 안 됩니다. 현재 PS제도는 너무 밀도가 낮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1위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 어드밴티지만 조금 포기해도 훨씬 더 밀도 있는 포스트시즌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포스트시즌 제도를 변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변화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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