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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대단함

야구-칼럼/MLB

by 야구고물상 2013. 9. 3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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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시작 전 참 여러가지 말이 많았던 계약이었습니다. 사실상 그럴 수밖에 없는게, 이전에는 KBO에서 MLB로 직행한 케이스 자체가 없었을 뿐더러 류현진과 비슷한 포스팅비를 기록하였고 기록 자체가 비슷하고 투구 스타일도 비슷하다고 판단되었던(물론 이건 몇 경기만에 뻥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가와 게이가 완벽한(하하하....스크랜튼 양키스..??)커리어를 보여주면서 여러가지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 선수에게 포스팅비 2573만달러에 6년 3600만달러라는 굉장히 큰 계약(역대 포스팅비 4위, 포스팅+연봉은 3위)은 정말 위험해 보일 수 있는 계약이죠. 하지만 시즌이 끝나보니 확실히 류현진은 난놈이라는  걸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야구팬들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걸 보여준 류현진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이번 시즌 류현진의 위엄은 이거 하나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fWAR 3.1"

이게 뭐 대단하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에인절스의 어떤 목 굵은 송어는 맨날 fWAR 10.0은 기본으로 찍는다고 하고, 어떤 게으른 천재는 못해도 fWAR 5.0은 기록한다는데 고작 3.1가지고 위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평균 95마일을 기록한다는 쿠바애는 더 어린 나이에 첫 시즌임에도 fWAR 4.2를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거 하나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 박찬호마저도 가장 좋은 fWAR을 기록한 시즌은 3.5였다. 이외에는 3.0을 두 번 기록했을 뿐이다."

그렇습니다. 류현진은 그 어려운 fWAR 3.0의 장벽을 넘어선 두 번째 한국인 투수입니다.(아...물론 추신수 선수는 빼기 위해 투수란 말을 넣었습니다. 그 분은 이미 그 경계선을 한참 넘으셨습니다.ㅎㅎ)

fWAR 말고 다른 스탯을 볼까요?

시즌 30경기 192이닝을 던졌습니다. 완투는 두 번, 완봉은 한 번이 있었습니다. 14승 8패를 기록하였고 아쉽게도 ERA 3.00을 기록하였습니다. ERA-는 84입니다. QS는 22회를 기록하여 QS% 73.3%를 기록하였습니다. 최근에 리그의 투고타저 흐름이 심화되었다고 해도 이 정도의 QS기록은 굉장히 좋은 기록입니다. K/9는 7.22로 리그 평균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ML 평균 7.57) BB/9는 2.30으로 좋습니다. 무엇보다 후반기에는 거의 볼넷을 주지 않는 활약을 하면서  엄청나지는 않을 수 있어도 확실히 안정감 있는 선발의 역할을 해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FIP는 3.24입니다. FIP-는 91입니다. 이는 박찬호의 전성기 시절 기록보다 더 좋은 기록입니다. 고작 메이저 1년차의 선수가 메이저에서 17년간을 뛴 전설의 기록보다 더 좋은 기록을 기록한 거죠.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지는 않지만 xFIP도 3.46으로 좋습니다. xFIP-도 92입니다. 훌륭하죠.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그리 빠르지 않습니다. 시즌 평균 90.7마일을 기록했을 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느린 편도 아닙니다. 그냥 딱 평균정도의 기록이죠. 그렇다면 무엇이 류현진을 좋은 선수로 만들어주었을까요? 물론 패스트볼의 피치밸류도 +를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에게는 무기는 패스트볼이 아니죠. 시즌 초반에는 슬라이더로 재미를 봤습니다만, 결국 가장 좋은 무기는 체인지업이었습니다. 이번 시즌 체인지업의 피치 밸류는 20.6. 100개로 한정해도 3.07의 굉장한 기록입니다. NL 2위의 기록이자 ML 2위의 기록입니다. 무엇보다, 2002년 이후로 범위를 넓혀도 17위의 대기록입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미국 현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건 허투로 받은 평가는 아닙니다.

하...이렇게 나열해 보니 류현진이란 선수 참 대단한 선수인 것 같습니다. 네, 저는 샌프팬이고 다저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이란 선수는 참 좋아합니다. 제가 처음 야구를 보기 시작했을 때 잘하기 시작한 선수이고 그 이후 누구라도 압도하는 포스를  보여주고(물론 다르빗슈급은 아니었습니다...)KBO선수로는 최초로 MLB직행이라는 기록을 세우더니 첫 시즌부터 이렇게 사고를 쳤습니다..난 놈은 난 놈입니다. 이번 시즌 앞으로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이 남았습니다. 다저스 소속의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잘 던질지, 아니면 못 던질지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전에도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도 나쁜 모습도 보여줬던 선수거든요. 하지만 잘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fWAR 3.1을 허투로 찍은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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